Tschüs! Just Music

Tschüs! Just Music

2024년 3월 16일 문을 닫았다. 영영 닫았다. 

그 날은 왠지 집에 오는 길 한번 들러볼까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니. 매장 내 수많은 박스가 쌓여 있었고, 뭔 일인가 했는데, 아니나 다를까 그건 폐업 창고정리 였던 것이다.

난 때때로 생각할 것이 많고 마음이 허할때마다 종종 들르는 스팟들이 있다. Savignyplatz에 위치한 굴다리 서점 Bücherbogen, Saturn/Mediamarkt와 같은 전자제품매장, 그리고 Moritzplatz에 위치한 Just Music이다. 이곳들 모두 잠시 속세와 떨어져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 상태로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라는 공통점이 있다. 

Just Music
Just Music

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재미있는 것들이 널린 장소다. 5층 달하는 넓은 공간에서 키보드, 드럼과 퍼커션, 기타와 베이스, 신디, 이펙터, 스피커 모든 것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. 머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. 서울로 치면, 종로 2가 삼일대로의 낙원상가라고 생각하면 좋다. 음악인들의 마음의 고향. 그런 곳이다.

사연을 들어보니, 코로나를 겪고 경쟁사들의 온라인판매가 늘어나면서 운영상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. 자본의 논리에서 어쩔 수 없지만, 마음 한 켠에 드는 안타깝고 허전한 마음 또한 감출 수가 없다.

인터페이스용 미디케이블, 여분의 메쉬헤드, 그리고 다른 사이즈의 드럼스틱 몇 쌍을 말도 안되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샀다. 폐업 마지막날, 폐장시간에 가까워 간 탓에 아쉽게도 많은 것들이 남아있지는 않았다. 

Tschüs, Just Music
Tschüs, Just Music

마지막 방문이라 생각하니 씁쓸하지만, 마지막을 함께했다는 것 또한 어쩌면 행운이지 않을까. 앞으로 이 곳을 대체해 맘 붙일 수 있는데를 찾아야겠다. 자유를 좇아 베를린으로 온 젊은 인디 음악인들의 성지가 이렇게 역사속으로 사라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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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ae Kwon Rhee

programmer + art enthusiast

Berlin, Germany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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